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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한마디

제목

99의 노예

작성자
dd
작성일
2014.09.17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250
내용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왕이 있었다. 하지만 왕은 행복을 느끼지 못했다.  
 
어느날, 왕은 주방 근처에서 한 요리사가 행복한 얼굴로 휘파람을 불며 채소를 다듬는 것을 보게 되었다. 왕은 요리사를 불러 행복할 수 있는 비결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폐하, 저는 말단 요리사에 불과하지만 제 아내와 아이를 먹여 살릴 수 있어서 기쁘고, 또 늘 즐겁게 해줄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게 많지 않습니다.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방 한 칸과 배를 불릴 수 있는 따뜻한 음식만 있어도 충분하지요. 게다가 가족은 제게 세상을 살아갈 힘을 준답니다. 아무리 보잘것 없는 물건을 가져가도 제 가족은 매우 만족하고 기뻐합니다. 그래서 저 역시 기쁘고 행복할 수 밖에요."  
 
왕은 요리사를 물러가게 하고는 현명하다고 알려진 한 재상을 불러 요리사에 관해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자 재상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폐하, 저는 그 요리사가 아직 99의 노예가 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99의 노예, 그게 무엇인가?"  
 
하고 왕이 의아해 하니, 재상은  
 
"폐하, 99의 노예가 무엇인지 알고 싶으시다면 가죽 주머니에 금화 99개를 넣어서 요리사의 집앞에 가져다 두십시오." 라고 했다.  
 
그날 저녁 왕은 재상의 말대로 금화 99개가 든 주머니를 요리사의 집 앞에 몰래 가져다 두게 하였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요리사는 주머니를 발견했다. 그는 얼른 집안으로 들어가 금화를 세어 보기 시작했다. 당연히 금화는 99개였다.  
 
요리사는 얼굴을 찌푸렸다. 요리사는 혹시나 한 닢을 어딘가에 떨어뜨렸나 싶어 온 집안을 기어 다니며 금화를 찾아다녔다. 그러나 금화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생각했다.  
 
'열심히 일해서 금화 100개를 채워야겠다.' 
 
다음 날 아침, 요리사는 그 전날 온 집안을 헤집으며 금화를 찾아 헤매느라 피곤했던 탓에
늦잠을 자고 말았다. 늦잠을 잤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요리사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  
 
자신을 깨우지 않아서 금화 한 닢을 벌어야 할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었다는 게 이유였다. 그는 아침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출근해서 미친듯이 일에 몰두했다. 예전처럼 콧노래를 부르거나 휘파람을 불지도 않았다. 얼마나 일에 몰입했던지, 왕이 자신을 몰래 지켜보고 있다는 것도 알아채지 못했다.  
 
어제의 즐겁고 행복한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요리사를 보면서 왕은 크게 놀랐다. 금화가 생겼는데, 더 행복해지기는 커녕 오히려 불행해지다니!  
 
왕이 재상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폐하, 그 요리사는 이제 99의 노예가 됐습니다. 99의 노예란 가진 것이 아무리 많아도 만족하지 못하고, 부족한 1을 채워 100을 만들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일에 매달리는 사람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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